쿠알라룸푸르 포시즌스 호텔 바 Bar Trigona 바 트리고나

친구의 생일을 축하해주기 위해서 쿠알라룸푸르 포시즌스 호텔에 있는 바 트리고나로 갔다.


Bar Trigona
+60 3-2382 8670
https://goo.gl/maps/FYzMSpWZtDbADhzw7

Bar Trigona · 145, Jalan Ampang, Kuala Lumpur, 50450 Kuala Lumpur, Wilayah Persekutuan Kuala Lumpur, Malaysia

페트로나스 트윈 타워도 얼마만이야.

입구부터 고급스러운 인테리어와 분위기에서 호텔 럭셔리바 느낌이 난다.

나름 신경써서 맥시 드레스를 입고 갔는데 더 드레스업 했어도 될 뻔 했다.
퇴근하고 바로 와서 나이키 티셔츠 차림인 치리가 내 옷을 보고는 관광객 같다고 했다.


들어오는 우리를 발견한 존과 스테파니가 손을 흔들며 테이블에서 일어나더니 다정하게 안고 인사를 했다.

말레이시아 사람들은 만나고 헤어질 때 곧잘 서로를 껴안는다.
낯선 환경에서 낯선 사람들과의 스킨십이 아직 굉장히 어색하다.

서프라이즈 파티라느니 해서 더 많은 사람들이 오는 줄 알았는데 존과 스테파니, 나와 치리 이렇게 넷뿐이다.

사람이 다 모여서 칵테일 메뉴를 받아 각자 주문을 했다.

꿀로 만든 칵테일이 바 트리고나의 시그니처인 모양이다.

스테파니가 여러 종류의 꿀로 만든 칵테일 중에서 세 종류를 고를 수 있는 메뉴를 주문했다.

작은 잔에 세 종류의 꿀 칵테일를 따라주는데 이게 한 잔인 거다.
스테파니는 인스타 스토리를 위해 열심히 촬영을 했다.

사진에 나온 직원이 엄청 친절했던 기억이 난다.
고급 바니까 직원 유니폼에도 굉장히 신경썼겠지. 레이스가 섬세한 드레스가 마음에 들었다.

칵테일에 큰 관심이 없어선지 꿀 칵테일말고 다른 게 눈에 들어온다.

나는 달고 시고 마시고 시운 칵테일로 하이티 Hi-Tea라는 메뉴를 추천받아서 주문했다.

60링깃이면 18000원 정도인데 세금 6%가 여기 따로 붙는다고 했다. 다른 바는 10%까지 세금이 붙기도 한다고 치리한테 들었다.

남자친구가 마신 벌집이 올라가는 칵테일.

이게 서빙되니까 비한국인들이 와~ 허니콤! 하면서 야단이다. 조그만 벌꿀 조각을 나도 이로 찔끔 스테파니도 이로 찔끔 떼서 맛을 봤다.

추억의 벌꿀 아이스크림을 생각하는 사이 스테파니는 쫍쫍 입맛을 다시면서 너무 맛있다고 한다.

벌집 조각에 흥분하는 걸 보니 벌꿀 아이스크림 유행이 말레이시아에는 안 왔었나보다.

내가 시킨 하이티.

술을 잘 못하니까 달고 마시기 쉬운 걸로 추천해달라고 하면 매번 비슷하게 달고 상큼한 트로피컬 칵테일을 마시게 된다.

맛있게 마셨지만 이제 조금 질리는 느낌이다.
다른 종류에 도전할 때가 된 것 같다.

아까의 그 직원이 웰컴 드링크 비슷하게 한 잔씩 도수가 낮은 꿀이 든 칵테일을 돌려서 마셔봤는데 맛있었다.

처음에는 구석에 앉아있었는데 호시탐탐 창가 자리를 노리며 집착하던 스테파니가 한 팀이 떠나는 걸 보고 이 자리로 옮겨달라고 요청했다.

덕분에 멋진 야경을 가까이에서 즐길 수 있었다.

나는 한 잔을 아주 천천히 마시고 나머지 세 사람은 서너 잔씩 다른 칵테일을 맛봤다.

11시에 나가자고 치리한테 당부했지만 무르익은 분위기를 깰 수 없어 결국 12시 바가 닫는 시간에 나오게됐다.

피곤하긴 했어도 새로운 장소에서 새로운 체험을 해서 그럭저럭 즐거운 하루였다.

적은 수의 사람을 만나니까 나도 긴장을 푼 상태로 이야기도 더 하고 즐길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