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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 나이트 라이프 체험: 칵테일바 Soma & 펍 Granite부산해달 in 말레이시아 2021. 11. 15. 23:13
저녁을 든든하게 먹고나서 간 곳은 칵테일바 Soma.
이곳의 오너가 치리의 절친이다.
바에 착석해서 먼저 얼그레이 칵테일을 시켰다.
Soma 오너인 친구도 앉아서 인사를 했다.
제이슨과도 2년 전에 만난 적이 있다.
Sabah 주에서 온 제이슨은 팔다리에 타투가 많은데 그 때문인지 처음에는 조금 긴장했었던 기억이 난다.
이제와서는 여기선 타투가 워낙 보편적이라 치리처럼 타투 하나 없는 사람이 더 드물다는 걸 알지만 처음에는 그랬다. 심지어 나도 하나 있는데 말이다.
강렬하고 개성적인 외모에서 풍기는 분위기와는 반대로 진중하고 속정 많은 스타일인 것 같다.내 얼그레이 칵테일이 만들어지는 모습.
치리하고 일상을 공유한지도 2년이 되어서 누군지 설명하지 않아도 그동안 말로만 들어온 사람들을 알아볼 수 있었다.
Soma의 바텐더인 이분은 말레이시아와 영국 혼혈인데 그냥 영국 사람으로 보일 정도로 외모에 서구적인 느낌이 강하다.
하지만 여기서 나고 자라서 말을 꺼내면 말레이시아 억양 때문에 다들 놀랜다고 한다.
아시아의 멜팅팟이기에 똑같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섞여 살아간다.
나도 위스키나 보드카는 될 수 없겠지만 과일즙 정도 부재료는 돼서 칵테일처럼 조화롭게 잘 섞여 살 수 있을까 생각했다.얼그레이 칵테일을 나는 보통 사이즈로 하고 치리는 점보 사이즈를 시켰다.
얘는 칵테일도 곱빼기로 마신다.
진짜 얼그레이 맛인데 술이다.
홍차를 좋아해서 맛있게 먹었지만 한 모금 한 모금 마실수록 점점 몽롱하게 취했다.내가 준 화요 53도를 진열하는 치리.
자랑도 하고 친구하고 나눠마시겠다고 가져온 거다.
예쁘게 세팅해서 사진도 찍는다.
술 좋아하는 걸 알아서 공항 면세점에서 하나 샀는데 외국인 선물하기에 딱인 술인 것 같다.
일반적으로 많이 마시는 42도를 하려다가 센 술도 잘 마시는 애라 화요 라인업 중에 가장 도수가 센 53도를 사가본 건데, 53도만의 검은 도자기 보틀과 용이 그려진 케이스가 고급스러운 느낌도 주고 치리 曰 도수가 그렇게 높은데도 술맛이 부드러워서 마시기 좋다고.
나도 조금 맛을 봤는데 물론 혀와 식도가 타는 듯 했지만 그동안 마신 양주에 비해서는 확실히 덜 뜨겁고 향긋하고 좋았다. 중국 백주처럼 인위적인 향이 아니라 더 섬세하고 은은하게 퍼지는 향이었다.내가 먹고싶었던 토푸파도 먹었다.
푸딩같은 두부 디저트인데 제이슨이 직접 개발한 레시피로 만든 토푸파에 술을 조금 섞어서 낸다.
술맛은 거의 느껴지지 않고 은은하게 단맛이 일품!치리는 무슨 잭프룻하고 무슨 과일이 섞인 칵테일을 한 잔 더 하고 제이슨하고 화요를 두어 잔 마셨다.
온더락도 안 하고 그냥 스트레이트로 마신다.
나는 바텐더에게 알쓰임을 알리고 구아바 칵테일을 추천받았는데 실제로는 샷이 두 개 쯤 들어가겠지만 주스처럼 달고 술맛이 거의 안 느껴졌다. 이런 칵테일이 잘 만든 칵테일이라고 했다.
크~ 제이슨이 한 그릇 갖다준 얼그레이 아이스크림이 정말 맛있었다. 이것도 그냥 시판 아이스크림이 아니고 제이슨이 뭘 첨가해서 맛을 낸 건데 사진보니 침이 또 꼴깍 넘어간다.
지금 냉장고가 말썽이라 좀 녹았다고 했는데 상관없이 맛있었다.
토푸파, 얼그레이 아이스크림 같은 디저트를 먹을 수 있다면 알쓰인 나도 소마는 매주 갈 수 있을 것 같다.
이번주 토요일에 또 갈 건데 그땐 다른 아이스크림을 준비해주겠다고 해서 기대가 된다.
또 치리 술.
밥도 술도 잘 먹는 중국인이다.
하..🤦♀️ 그리고 나서 열두시쯤 다음 행선지인 Granite로 갔는데 여기 오너와 치리가 또 절친이다.
치리가 술을 마시면 소마 아니면 그래나이트여서 역시 수 없이 들은 곳인데 상상보다 멋지고 분위기 있어서 놀랬다.
Granite 오너인 존은 영국과 인도 혼혈인데 나랑 영상통화로 인사를 한 번 한 적이 있다. 동생과 같이 Granite와 옆에 있는 또 다른 바까지 운영하고 있다.키가 190은 넘어보이고 다리도 엄청 긴 그 동생도 와서 얘가 2년간 니 얘기를 얼마나 한 줄 아냐며 이렇게 보니 정말 반갑다고 환영해줬다.
한국의 내 친구들처럼 이곳의 치리 친구들도 내가 실존하는 인물이긴 한 걸까 싶었을 거다.
존도 와서 악수하고 반겨주는데 다이애건 앨리에 처음 간 해리가 된 기분이 들었다.
그 이후로도 치리 친구라는 사람들이 자꾸 나타나서 건배를 했다.나는 에델바이스인지 하는 맥주를 마셨는데 아주 가볍고 산뜻한 맛이었다. 은은하게 꽃향기가 났다.
한동안 치리 사람들을 만나며 신고식을 하겠지 짐작은 하고 있었지만 새벽 한시를 넘겨서부터는 피곤이 쏟아졌다.
치리는 이게 말레이시아 라이프고 다들 이렇게 나이트 라이프를 즐긴다. 이제 너도 적응해야지. 맞춤 트레이닝에 들어갈 것이다.
같은 소리를 하는데 그럴 리가 있겠냐고. 한국에서는 어쩔 수 없이 수긍했겠지만 이제는 내가 내 눈으로 직접 보고 확인할 것이다😠😡이제 좀 가자고 조르고 세시가 넘어서야 겨우 나올 수 있었다.
주차장 가는 엘리베이터 안에서 이 그림 때문에 웃었다.
전에 해외살이를 할 때는 사교적이지 못한 성격 탓에 한국인이든 로컬이든 친구가 거의 없었다.
회사 언니, 친구들과 함께인 시간도 있었고 혼자서도 잘 노는 성격이라 재밌게 지내기는 했지만 로컬 친구를 사귀어서 진짜 현지의 삶을 체험하지 못하는 아쉬움과 갈증은 늘 있었다.
이제는 정반대로 치리가 있고 그 친구들 무리에도 치리의 여자친구로 바로 받아들여지지만 뭐랄까 이건 또 너무 사람을 알고 사귀어가는 과정없이 갑작스럽게 느껴진다.
이것 역시 적응되겠지 생각할 뿐이다.'부산해달 in 말레이시아'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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