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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에서 첫 주말: 코피 띠암에서 아쌈 락사 & 중식당에서 꿔바로우부산해달 in 말레이시아 2021. 11. 15. 21:27
격리를 끝내고 온전히 보낸 첫 주말이었다.
토요일 점심을 치리와 같이 먹으려고 치리네 동네에 갔다. 먹고싶은 메뉴로 페낭에서 먹었던 국물이 새콤한 아쌈 락사 얘기를 했더니 자기 동네에 있는 클럽하우스에 데리고 갔다.더 팜 커피하우스.
바깥에서 시원한 바람이 들어와서 실내가 기분좋게 시원했다. 천장에서 열심히 도는 팬들을 보니 휴양지 리조트에 와있는 기분도 나고.
다 좋은데 간판에 떡하니 커피하우스라고 적혀있건만 여기서 락사를 판다고?
말이 카페지 현지어로 코피 띠암 Kopi tiam 이라고 하는데 차도 팔고 식사도 파는 곳이란다. 메뉴만 봐도 식당에 더 가까운 것 같았다.
Kopi는 커피를 뜻하는 말레이어인데 Tiam은 가게를 뜻하는 호키엔어 Hokkien 다.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부르나이 등지에 이런 코피 띠암들을 흔하게 볼 수 있다고 한다.
음료는 설탕도 우유도 들지 않은 홍차인 teh o ais kosong 떼 오 아이스 꼬송을 주문했다.
진짜 그렇게 마시게? 하고 되묻는데 나는 가끔 단 음료가 땡기는 날을 빼고는 달지 않은 음료만 마시는 편이다. (내 사랑 제로콜라 제외)
마시는 걸로 칼로리를 섭취하면 좀 억울한 느낌이 든다. 차라리 음식을 더 먹고 말지 씹히지도 않는 걸 먹었다고 살이 찌는 느낌이 드는 게 별로다.
드디어 내 눈 앞에 아쌈 락사가!
생선과 파인애플 양파 같은 재료들이 보인다.
생선과 파인애플의 조합이 상상이 잘 안 될 수도 있는데 새콤한 꽁치김치찌개에 우동면을 넣어 국수로 먹는 맛을 상상하면 비슷할 것 같다.
면은 굵고 글루텐이 적은 것 같은 깔끔한 맛이다.
똠양꿍같이 새콤한 맛이 나는 국물을 좋아한다.
치리는 나랑 같이 아쌈 락사를 한 그릇하고 모자라다고 차퀘티아오 Char kway teow 와 커리 락사를 또 시켰다.
혼자서 3인분을 먹는다고?
차퀘티아오는 많이 남아서 포장하긴 했지만 커리 락사는 완식을 했다.
얘는 먹는 데 굉장히 진심이고 또 정말 많이 먹는다.
클럽하우스를 나오면서 사진을 몇 장 찍었는데 아무것도 없구만 뭘 찍냐고 물어본다.
치리 집에 가서 쉬다가 다시 저녁을 먹으러 나왔다.
한국인이 밥과 국을 멀리한지 너무 오래돼서 밥을 먹으러 가자고 했다.
면 요리가 아무리 다양해도 면은 점심으로나 적합하지 하루 세 끼를 면만 먹고 살 수는 없다.
아주 전형적인 중식당에서 꿔바로우를 먹기로 했다.
메뉴판이 직접 요리를 찍은 사진을 끼운 스크랩북이어서 재미있었다.
20년은 된 것처럼 오래되고 손때묻은 파일이었다.
말레이시아 국민 음료인 원헌드레드 플러스!
탄산이 든 포카리 맛이다.깡꿍 볶음.
다시 봐도 먹음직스러워보이는 꿔바로우.
이 꿔바로우는 보기에도 그렇고 맛도 한국 탕수육과 비슷하다. 말레이 화교들이 이렇게 해먹는 듯하다.
탕수육의 모티프가 된 꿔바로우는 하얼빈이 있는 중국 동북부 지역에서 먹기 시작한 음식인데 원래 더 투명하고 실처럼 늘어나는 끈적한 소스에 고기는 훨씬 크고 넙적하다.
흠.. 이것도 맛있기는 했는데 원조 꿔바로우가 더 내 취향이었다.오징어 튀김도 먹고.
국으로는 조개탕을 먹었는데 먹느라 깜빡하고 사진이 없다.
부산 사투리에 빠진 치리가 고소~하고 씨원~하니 지기네! 를 외쳤다.
나는 맛있게 먹기는 했지만 무슨 풀 때문인지 국물 끝맛이 쓰게 느껴졌다.
양이 이렇게 많고 내가 많이 먹지 못해도 치리가 있어서 모든 음식을 거의 다 먹었다.
가격은 3만원이 좀 안 되었으니까 어딜 가서 요리를 네 개 시키고 음료 두 잔에 밥을 먹었다고 하면 한국 기준으로는 싼 게 맞은데 인니랑 비교랑 하면 또 미묘하게 비싸다는 생각이 든다.
여기 물가에도 차차 감을 잡아가겠지.'부산해달 in 말레이시아'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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