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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시국 말레이시아 입국기 2021. 11. 01 (2) 도착과 격리호텔 입소
    부산해달 in 말레이시아 2021. 11. 12. 22:03

    공항에 도착해서 사람들이 향하는 방향으로 따라가다보니 My Sejahtera 큐알 스캔하는 곳이 나왔다.
    거기서 모두 앱을 설치하고 개인 정보를 입력하는 퀘스트를 깨야 다음 스테이지로 넘어갈 수 있다.

    My Sejahtera(마이 스자뜨라)는 한국의 COOV(쿠브)처럼 접종 상태를 증명하고 가는 곳마다 큐알 스캔을 해서 내 이동경로까지 기록하는 말레이시아 앱이다.

    쌍따봉하는 라이언같은 귀여운 요소는 하나도 없다.
    입국 이후로는 메신저앱 다음으로 많이 사용하는데 기왕이면 좀 예뻤으면 좋았겠다는 아쉬움이 있다.
    디자인은 무조건 편리하고 깔끔하게, 가능하면 귀여움까지 놓치고 싶지 않은 건 한국인 종특인 것 같다..


    주소와 전화번호를 입력한다. 바하사와 나란히 볼 때 영어가 아주 친숙하게 느껴지는 경험을 할 수 있다.



    방호복으로 완전 무장을 한 사람들이 (한국처럼 공무원일 것 같다) 많이 대기하고 있어서 모르는 부분은 바로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

    앱 단계를 끝낸 사람들은 이제 준비한 서류들을 꺼내보여야 한다.

    1. 48시간 내에 검사받은 PCR 음성 결과와 영문 접종 증명서다. 2차 접종까지 완료한 사람은 격리 기간이 14일에서 7일로 단축된다. 이제와보니 7일이라 얼마나 다행이었던지.

    2. 공항에서 받는 PCR 테스트 비용과 호텔에서 격리하는 사람들 대상으로 결제 영수증을 확인한다. 자가에서 격리하는 사람들은 PCR 테스트 비용이면 되겠지.

    검사와 호텔 격리 다해서 5,200링깃이었는데 원화로는 150만원 정도다. 2020년 8월을 기준으로 한국에서는 호텔 숙식이 10만원이었고 PCR 테스트 비용은 없었다. 두 나라 물가 차이를 생각하면 말레이시아가 많이 비싸다.

    2. 입국 승인서와 비자 승인서를 확인하고 PCR 테스트하는 곳에 보낸다. 어차피 이미그레이션에서 여권에 찍힌 비자를 확인하는데 이 승인서들이 왜 필요한지 아직도 의문이다.

    이미그레이션은 아마 PCR 테스트를 끝내고 통과한 것 같다.


    몇 번째 PCR 테스트인지 이제 코 찔리는 느낌을 상상할 수도 있다.

    PCR까지 마치고 나면 같이 호텔에 가야하는 사람들이 모두 모이기를 대기하는 시간이다. 여기까지 퀘스트를 빨리 깨더라도 일찍 잠들 수 있는 보상같은 건 없는 것이다.

    대기하면서 구석에 둔 모니터에 Hotel of the day가 있길래 공항 와이파이를 잡아 구글 맵에서 호텔 이름을 검색해보았다. 3성급에 객실 풍경이 어둡고 슬퍼보였다.

    실망스럽고 화가 났다. 먼저 도착한 동기들 대부분이 트윈 타워가 보이는 5성급 호텔에 묵었기 때문이다. 어차피 회사에서 똑같은 비용으로 결제하는데 나만 왜?

    꽝을 뽑고 슬퍼하는 와중에 치리는 내가 말레이시아에 도착한 것도 신이나고 전해듣는 말레이시아의 입국 절차가 본인이 생각하기에 아주 엄격하고 체계적이어서 마음에 들었는지 말레이시아 쏘 그뤠잇하고 난리법석이었다. 점점 맞장구쳐줄 기운이 사라져갔다..


    사람들이 다 모이자 대기 장소를 빠져나와 그제서야 수하물을 찾고 버스로 이동할 수 있었다.

    썩은 호텔에서 일주일을 지내야 하는 슬픔과 그래도 도착을 하긴 했구나 싶은 안도감과 앞으로 한 몸 건사하며 잘 살 수 있을까 하는 걱정으로 만감이 교차했다.

    버스기사는 왈리왈리 와다다다 하는 시끄러운 말련 뽕짝을 크게 틀어서 몸과 마음이 더 피곤해졌다.


    호텔에 도착해서 여권과 격리 비용 영수증을 보여주고 체크인을 했다.
    호텔 직원들이 짐을 방까지 날라주는 것도 여느 호텔 체크인과 같았는데 모두 방호복으로 무장한 것이 다른 점이었다.

    체크인할 때 한 직원이 어떤 한국인 모녀에게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를 시전했다.
    지금 생각해보니 ‘무~ 궁화~~ 꽃~~이’ 할 때 음정과 속도와 발음까지 놀랍도록 완벽했는데, 그때 나는 한껏 예민해져 있어서 나한테도 저 깐족을 떨면 아주 싸늘한 시선으로 응대해줘야지 생각을 했다.

    살기를 느꼈는지 내 차례에는 딱 필요한 말만 했다.

    하나 더 특이한 것은 식사와 관련된 서류에 사인을 시키는 것이었다.

    대충 호텔에서 할랄식으로 세 끼를 제공하고,
    외부 음식은 정해진 식당에서 할랄식으로만 호텔로 주문할 수 있다는 거였는데 전부 유명 패스트푸드 체인점이었다.

    그마저도 오후 3시부터 5시까지만 음식을 맡아주고 방으로는 6시 이후로 전달한단다.
    햄버거 세트 하나를 시키더라도 버거와 감튀는 다 식어빠지고 김 빠진 콜라는 얼음이 다 녹은 채로 올 게 뻔해서 배달은 아예 단념해버렸다.

    한국에서도 하루에 정해진 시간과 횟수로 개인 물건과 배달 음식을 전해줬지만 두 번인가 세 번이어서 아주 불편하지는 않았다.
    편리하고 빠르고 이 방면에서 한국을 따라올 나라가 없음이다.


    호텔에서의 생활은 다음 포스팅에서 계속하겠다.
    왜째서인지 쓰는 족족 완료하면 날아가서 세 번째 다시 쓰는 거라 오늘은 더 쓰지 못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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