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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 생활기: 이삿날 간단한 기록 (+넷플릭스 미드 추천: 네버 해브 아이 에버 Never Have I Ever)부산해달 in 말레이시아 2021. 12. 1. 01:07
저번주 주말 일기다.
토요일은 회사에서 제공된 숙소에서 짐을 챙겨나와 새로 계약한 레지던스로 옮겼다.
한국어 수업 마치고 오후 5시쯤 치리가 짐을 실으러 오기로 해서 낮에는 여유가 있었다.
아침 늦게 일어나 쉬림프 포케라이스를 시켜 먹으면서 넷플릭스 미드: 네버 해브 아이 에버 Never Have I Ever를 봤다.
🚫스포주의🚫
🚫스포주의🚫
전교에서 제일 핫하고 잘나가는 팩스턴과의 키스보다 더 환호했던 찐따 왕재수 벤과의 키스.
때묻은 어른이 돼서 그런지 공부도 잘하고 집도 잘 사는 벤을 더 응원해주고 싶었다. 사회에선 식스팩보다 이걸 더 쳐준단다.
지적인 사람에 끌리는 사피오섹슈얼 성향이 있어서 (사피오섹슈얼 ≠ 맨스플레인🙅♀️) 내가 소녀였어도 벤이 낫다고 생각했을 것 같다 라고 쓰고 있었는데 그래도 일생에 기회만 닿는다면 팩스턴이랑 사귀는 게 맞는 듯.
네버 해브 아이 에버, 강추다.
자극적인 장면없고 박장대소하며 힐링할 수 있는 드라마다.
냉장고에 남은 마지막 오렌지까지 털어먹었다.
치리가 와서 차에 짐을 실었다. 치리 덕에 이번에는 수월하게 짐을 옮길 수 있었다. 그래도 짐 싸는 게 좋을 리는 없다. 출국부터 격리 호텔, 회사 숙소까지 이게 몇 번째인지. 그래도 한동안은 이게 마지막일 거다.
차에 짐을 실은 채로 몽키아라에 있는 낭만포차로 가서 치리 한국어 선생님과 그 친구분을 만났다.
나름 내 존재가 서프라이즈여서 선생님과 친구분이 크게 놀라셨고 따뜻하고 상냥하게 반겨주셨다.
치리가 Kpop에도 영화에도 크게 관심이 있는 것 같지 않은데 한국어를 왜 공부하는지 이제 아셨다고 아! 하셨다.
전두환 죽은 날 치리한테 먼저 그 소식을 들으시고 얘가 어떻게 안 거지 신기했는데 그랬구나, 고개를 끄덕이셨다.
배가 부른 후에는 낭만포차 위에 노래방이 새로 생겼다고 같이 가자고 하셨다.
그렇게 한 4, 5년을 타령하던 노래방을 그날 처음 뵌 분들과 가게됐다. 워낙 성격들이 좋으셔서 원래 알던 사람들과 간 것처럼 어색한 거 하나없이 재밌게 놀 수 있었다.
솔리드 천생연분과 쿨 운명에 신이 난 나와 언니들을 보고 치리가 재미있어했다.
헤어져서는 갑자기 그래나이트에 가서 한 잔 하자고 한다. 오늘 한국을 과하게 경험해서 말레이시아를 수혈받겠다나? 🤷♀️
광고 회사에서 일한다는 빼빼 마른 치리 친구를 만났는데 개구진 성격에 입담이 좋아서 한참을 같이 이야기하고 놀았다.
즐기기도 할 줄 알고 큰 발전이다.
그래도 열두시가 넘어가니 피곤해서 집에 가자고 졸랐는데 치리는 한참 즐거워서 딱 한 잔만 더 하고 가자고 어깃장을 놓았다.
바 주인 동생이 보고는 보채는 애 사탕 하나 더 주는 것처럼 칵테일을 한 잔 사줬는데 이 진토닉을 마시지 말았어야 했다.
1차에서 마신 술과 전에 마신 칵테일에 한 잔을 더했더니 금세 취하고 속이 안 좋아져서 집에 오자마자 토했거든.
지쳐서 눈 감았는데도 치리가 낄낄 웃는 소리가 났다.
다음날 일요일 아침 아홉시 반에 집을 일찍 나왔다.
치리네 어머니가 현관에 크리스마스 트리를 꾸며두셨다.
살게 될 집에 가서 잔금 치르는 진짜 이삿날인데 치리가 에이전트, 집주인과 약속한 시간이 하필 아침 열시라 눈물을 머금고 피곤한 몸을 일으켜야 했다.
이사는 딱히 이사랄 것도 없이 큰 캐리어와 기내용 캐리어, 작은 가방들 옮기는 것으로 끝이었다. 이건 생략하련다.'부산해달 in 말레이시아'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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