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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에서 두리안 먹기: 두리안맨 DurianMan (두리안 시즌, 두리안 제대로 즐기는 법)부산해달 in 말레이시아 2022. 1. 13. 01:30
말레이시아 사람이 들으면 길길이 날뛰겠지만,
많은 것들에서 말레이시아보다 인도네시아가 더 유명하고 또 매력적으로 보인다.
코타키나발루보다는 발리가 꿈의 여행지로 더 각광받고,
인도네시아 나시고렝은 알아도 말레이시아 국민 음식 나시르막은 인지도가 좀 떨어지는 것 같다.
두 나라 모두에서 살아본 제 3국 사람인 내가 사심없이 진솔하게 내는 의견이다. (I have no skin in the game!)
그런데 말레이시아가 더 유명하다고 자부할 한 가지가 있다.
바로 맛있기로 소문난 말레이시아 두리안이다.
오늘은 5년 간 동남아시아에 살면서 처음 두리안 맛에 눈 뜬 이야기를 해보려한다.
먹은 장소는 여기!
DurianMan SS2 榴莲鲜生
+60 12-234 5619
https://goo.gl/maps/XcdsYmgATABfZtVN9DurianMan SS2 榴莲鲜生 · Lot 7680, Jalan SS2/24, SS 2, 47300 Petaling Jaya, Selangor, Malaysia
★★★★☆ · Fruit and vegetable store
www.google.com
저녁을 먹고 꽤 늦은 시간에 도착한 두리안 플레이스.
우리는 거의 마지막 손님이었다.
낮엔 두리안이 가득 진열되어 있었을 렉이 많이 비었다.
많은 손님이 다녀간 모양.
Everyday Is Durian Day!
라고 하지만 모든 과일이 그렇듯 두리안에도 제철이 있다.
크게 일 년에 두 차례 수확을 하는데
6월에서 7월에 가장 많은 수확을 한다.
이 때 두리안이 가장 맛있다.
12월 즈음에도 그보다는 소규모지만 수확을 해서 맛있는 두리안을 맛 볼 수 있다.
바로 지금이다.
가게에서는 여러 두리안 종류을 팔고 있었고 가격이 다 달랐다.
가장 유명한 브랜드는 무상킹이다.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에서 가장 사랑받는 프리미엄 브랜드고 쌉쌀하면서 달콤한 특별한 맛이 특징이다.
제대로된 두리안을 처음 먹어봐서 두리안 맛이 쌉싸름하다는 게 무슨 말인지 이해가 안 되지만.. 그렇다고 한다.
가격은 과일이 그렇듯 그날 시세에 따라 다른데 이날은 무상킹이 1kg에 68링깃이었다.
한화로는 2만 7천원 정도 되겠다.
과연 과일의 왕이라 그런지 가격도 왕이다.
뾰족 뾰족 가시가 돋힌 껍질을 툭 가르면 나오는 두리안 알맹이.
과일보다는 뭐랄까..
시장에서 순대 주문하면 무심하게 툭 찜기에서 꺼내져 숭덩숭덩 잘리는 돼지 간, 잘리기 전의 돼지 간 같은 모습이다.
촌스럽다 놀림받을 걸 각오하고 솔직히 말하는데 껍질이나 속알맹이 생긴 모습이나 다시봐도 해괴하기 짝이없다.
사람들은 냄새를 먼저 이야기하지만 나는 비주얼에도 진입장벽이 있다고 생각한다.
로컬인 친구들은 손으로 덥석 집어 먹는데 난 외국인으로 배려를 받아 위생장갑을 건네받았다.
위생 장갑이 테이블 위에 비치되어 있었다.
장갑을 끼든 말든 손으로 알맹이를 잡고 먹으면 된다.
구글링해서 찾은 두리안 씨 사진인데
이 정도로 씨가 크다.
껍질도 굉장히 두꺼운데 씨까지!
맛있고 비싸지만 먹을 게 별로 없다는 점에서 두리안을 과일계의 게라고 불러도 되지 않을까? 🦀
맛은 버터처럼 상당히 풍부하고 질감도 버터처럼 눅진하면서 부드러웠다.
동시에 단맛도 강하다.
아보카도가 조금 연상되기도 하지만.. 아니다.
확실하게 아주 다른 맛이다.
강한 단맛 때문인 것 같다.
두리안 아이스크림이나 케이크는 있지만 두리안 명란 파스타나 두리안 샌드위치는 없는 게 납득이 된다.
이제서야 언급하지만 냄새는
…
..
.
ㅋ
역하지 않았다.
향이 강하지 않았다는 뜻은 아니다.
아주 진하지만 흔히들 말하는 것처럼 맡기 힘든 고약한 냄새는 분명 아니었다.
품질 좋은 두리안이 잘 익으면 향기롭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는데 이제 이해할 수 있었다.
사족이지만 베트남에 살 때 롯데마트에 가면 한국과 똑같은 구조로 입구 바로 앞에 과일 코너가 있었다.
마트에서 과일 코너가 바로 보이는 이유가 알록달록 예쁜 색깔과 과일 향기가 좋은 인상을 주기 때문이라나?
베트남에서는 썩은 두리안 향기를 마트 들어서자마자 맡아야 해서 아주 괴로웠고,
이런 건 현지 실정에 맞게 좀 로컬라이징을 해줬으면 좋겠다 늘 생각했더랬다.
질 좋은 무상킹만 팔았더라면 좀 낫지 않았으려나.
맛있게 즐기고나서 로컬 친구들에게 배운 마지막 비기가 있다.
두리안 껍질로 입안을 헹구는 것이다.
두리안을 즐기면서 표주박처럼 홈이 깊은 껍질은 남겨뒀다가 물을 받아서 입을 헹궈내면 된다.
은은한 두리안 향이 밴 물로 기분좋게 입가심을 할 수 있고 나름의 재미와 운치도 있다.
두리안 시즌에 말레이시아를 방문한다면 꼭 두리안을 맛보고 가시기를 바란다.'부산해달 in 말레이시아'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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